1.
어떤 SF단편을 찾고있는데 집에 있는 책에서 그 내용을 찾을 수가 없다. 다시 생각해보니 아마 프레드릭 브라운의 단편집에 있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당시 나는 정독 도서관을 이용했었고 그 책을 찾기 위해서 정독 도서관에 가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각설하시고 그 내용은 어떤 부부가 사회에 불만을 품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 499쌍의 클론을 만들어 남자500, 여자500의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에게는 [이름+숫자] 를 붙이고 자신들은 아담1, 이브1로 하여 총 1,000명의 사회를 건설하게 되었다.
"그리고 500쌍의 클론들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 라고 하면 SF가 될리가 없다. 이 사회도 곧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그것이 웃기게도 <남녀상열지사>인 것이다.
어떤 남자 클론이 여러명의 여자를 소유(?)하게 되었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는데 그중에는 이브1 도 섞여있었다. 그리고 이브1이 자살을 했는지 어떤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문제의 아담XXX 에 대해 "그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다"고 말했다.
2.
'나'라는 존재를 한 100명쯤 복사해서 여기저기 뿌려두면 그중에 한두 명은 썩 괜찮은 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반대의 케이스로서 '정우성' 같은 사람을 100명쯤 복사해서 뿌려둔다면 그 중 한 명 정도는 다소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무수한 클론을 만들어서 하나의 사회를 만든다고 해도 모두가 똑같게 행동한다면 사회는 돌아갈 수 없을테니, 결국 같은 것으로도 다르게 쓸 수 밖에 없을 터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좀 더 좋은 역할을, 다른 누군가는 좀 안 좋은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그 SF단편에서 봤던 <같으면서 다르다>는 것이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3.
세상이란 것이 마음대로 되기는커녕 아무리 찔러도 바늘구멍 하나 들어가지 않는다고 느껴질 때, 그리고 세상 앞에서 너무나 무력하다고 느껴질 때, 그러나 그것이 오롯이 나의 탓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을 때 이런 상상과 위안을 해보게 된다.
지금의 나는 조금 안 좋은 시기에 조금 못 쓰여지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