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주저리주저리 2007. 6. 27. 00:26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하는 에베레스트 (Everest, Beyond the limit) 마지막 편을 보았다. 과거보다는 쉽게 오를 수 있는 곳, 그렇지만 쉽게 죽을 수도 있는 곳.

   2006년도에만 11명이 에베레스트에서 죽었다는 얘기가 이 프로그램에서 나온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러셀이 이끄는 팀의 일행 중 한 명이, 하산중에 죽어가는 등산가를 발견했지만 구하지 못하고 그냥 내려온다.
   때문에 이를 두고, "인간으로써 다른 사람이 죽어가는데 어떻게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있는가?" 라는 식의 이야기가 있었나보다.
   등산가들은 이에 대한 변명(?)을 한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이,
   "그것은 우주에서 죽어가는 것과 같다."라고 말한 부분이다.

  중간의 인터뷰에서도 나오지만 엄홍길씨의'휴먼 원정대'를 아는 이라면 에베레스트 정상에서의 구조나 시신수습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는 것을 알 것이다.

   휴먼원정대는 박무택씨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에베레스트에 올라 온갖 노력을 다 하지만 5시간 동안 91m를 움직일 수 있었다. 그리고 겨우 돌로 안장을 해주고 내려왔다.

   처음부터 시신 수습을 위해 완벽한 준비를 하고 올라간 '휴먼 원정대'도 시신을 길 옆에 묻어주는 것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기 때문에, 돌발적인 상황에서의 구조는 처음부터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과거보다 오르기 쉬워졌지만 여전히 죽기도 쉬운 곳, 아직도 죽음과도 같은 새하얀 매력이 살아있는 곳. 그곳이 아마도 에베레스트 일 것이다.
Posted by 마린 (MA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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