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런 글 쓸 상황이 아니기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려고 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생각이 먹구름처럼 뭉개뭉개 피어올라 잡념이 많아졌다. 이런 생각을 털어내기 위해서라도 잠시 글을 써야 할 듯 싶다.
사실, 문근영과 서우가 나온 해피투게더를 본방으로 (아무 생각없이ㅡㅡ;) 재미있게 봤다. 그리고 다음날 인터넷을 보니 해피투게더와 서우의 사태에 대해서 올라와 있더란다.
어제 방송을 되집어보면서 무엇이 문제였나 생각해봤었는데 그다지 문제점이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서우의 잘못된 태도가 무엇이었지 하면서 클릭을 해봤더니...
'아하! 바로 그 장면이었군 !!'
이런 생각이 들고는, 그 다음 순간에 '이 장면이 그토록 욕 먹을 장면인가?' 하는 생각도 언듯 지나갔다.
어느 블로그의 댓글이었나에서 보니 '서우의 건방진 (싸가지 없는?)태도를 박명수가 지적했다.'라고 되어 있던데... 나도 해피투게더를 많이는 아니지만 종종 보는데, 그건 박명수가 만들어가는 자주보는 하나의 상황극일 뿐이었다는 게 내 생각이다.
목욕탕에서 사우나복 입고 불편한 의자에 앉아있다보면 꼭 서우가 아니더라도 이런 저런 (방송에 집중하지 않거나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아마 그때마다 박명수는 그 부분을 파고들었던 것 같다. (일본말로는 쯧코미라고 하는데 적당한 한국말은 잘 모르겠다.) 그것이 박명수의 웃음 포인트였고 그 순간에 서우와 택연은 뻘쭘해져서 (일본말로는 보케... 당하는 쪽이된다.) 그것이 하나의 상황극이자 웃음이 되는 것이었다.
꼭 이번 회가 아니라더라도 이런 상황은 어디서든지 많이 나온다.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해피투게더에서도 몇 번 그랬던 것 같다. 멀리 보지 않더라도 저번주에 박현빈은 행사에 쫒기느라 해피투게더에 아무 준비도 없이 게슴츠레한 눈으로 나와서 박명수에게 준비하고 나오라고 욕을 바가지로 먹었다.
난 오히려 행사 때문에 방송준비를 아무것도 해오지 않고 무성의하게 나온 박현빈의 경우가 오히려 더 욕먹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역시 박명수의 버럭 상황극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와 같은 일은 요즘처럼 많은 게스트를 모아놓는 방송체제에서는 심심찮게 발생하는 해프닝일 것이다.
얼마전엔 애프터스쿨의 가희도 강심장에 나가서 '숙면가희'라는 별명을 하나 얻어왔다. 선배인 김정민이 나와서 얘기하고 있을 때 꾸벅꾸벅 졸아서 김정민을 엄청 뻘쭘 무안하게 만들었고 토크의 흐름도 지대로 끊어먹었는지만 그 장면은 가희가 주인공이 되어 하나의 웃음코드로서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
그걸 보면서 '김정민은 X밥이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만약 김정민의 자리에 (불가능한 일이지만) 서태지를 대입해보자.
서태지가 게스트로 나와서 서태지와 아이들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얘기하고 있는데 가희가 꾸벅꾸벅 졸았다면, 아마도 가희는 쑥과 마늘만 먹고 (바깥 출입을 못한 채)집에서 100일 기도를 드렸어야 했을 것이다. (서태지 팬들의 노여움이 풀어지길 기도하면서) 그리고 부족했다면 100일은 더 기도했어야 했을 걸.
서태지 팬이 아닌 나라도 위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눈에 보이는데 단지 그것이 힘없는(?) 게스트였기에 아무 일 없이 넘어간 것이다.
이번의 서우사건도 마찬가지라도 생각한다.
(前?) 국민여동생 문근영이 말하는데 (여자에게 밉보이기 쉬운 인상의) 서우가 감히 옆의 택연과 잡담을 한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처음 말이 오간건 정확히는 모르지만 한 여성 커뮤니티라고 한다.
서우에 대한 나의 인상은 란제리 모델로서 그녀가 가장 적당할 듯 싶다. 귀여우면서도 의외로 섹시함이 함께 공존하는 의외성 있다 배우... 란 느낌인데, 아마도 여자들이 싫어하는 스타일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여성 커뮤니티를 통해서 된통 까이고 상대방이 문근영이었기에 덩달아서 남자의 지지를 얻어 다른 사이트에서도 까이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필연적이 사건이 아니라 여성 커뮤니티의 날갯짓이 부른 '나비효과'라는 게 내 생각이다.
시청자들이 뭘 원하는지 아마도 방송인들도 추측만 할 뿐 정확히 알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생방송도 아닌 녹화방송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그대로 방송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같이 상부상조해야 할 사람들이다. 자신의 방송에 나온 게스트가 피해입길 원하는 PD가 몇 명이나 될까?
내가 PD가 아니고 그들의 일을 모르기에, 김옥빈의 경우는 조금 말하기 힘들지만 (그 상황을 인식 못했던 것인지 아니면 진행상 편집을 해서 넘어갈 수 없었던 것인지...) 이번 해피투게더의 경우는 나도 본방을 보면서 아무 문제점을 보지 못했던 것처럼 PD 역시 문제점을 인식 못했을 것이다.
아니, 그들은 신이 아니기에 (여자의 마음보다 더욱 알기 어려운) 시청자의 마음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어디에서 누구의 날갯짓이 거대한 폭풍을 만들어낼지 모른다. 나의 작은 숨소리가 후에 거대한 폭풍을 부를 수도 있다하여 숨을 멈출 수는 없는 법.
시청자들이 아무리 서우를 죽일X, 살릴X이라며 욕을 해도 당사자인 박명수나 문근영은 전혀 기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지금 이 시각 서우에 대해 미안해 하고 있을 것이라고 난 확신한다. (섭PD 포함...)
유재석과 그 일당(?)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기 위해 방송을 했고, 섭PD와 그 일당(?)은 시청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예쁘게 포장(편집)을 했다.
그러나 어떻게 하랴. (여자보다 더 종잡을 수 없는)시청자가 토라져버렸으니.
진정으로 시청자가 원하는 것이 뭘까? 이 시간에도 한숨을 쉬며 그들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서우에 대한 미안함을 가슴 한편에 담아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