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주저리

▶◀ 님의 침묵 ▶◀

마린 (MARLIN) 2009. 5. 24. 23:29

님의 침묵

 

 님은 갓슴니다 아아 사랑하는나의님은 갓슴니다
푸른산빗을깨치고 단풍나무숩을향하야난 적은길을 거러서 참어떨치고 갓슴니다
黃金의꽃가티 굿고빗나든 옛盟誓는 차듸찬띠끌이되야서 한숨의 微風에 나러갓슴니다
날카로은 첫<키쓰>의追憶은 나의運命의指針을 돌너노코 뒷거름처서 사러젓슴니다
나는 향긔로은 님의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은 님의얼골에 눈멀었슴니다
사랑도 사람의일이라 맛날때에 미리 떠날것을 염녀하고경계하지 아니한것은아니지만 리별은
뜻밧긔일이되고 놀난가슴은 새로은 슬븜에 터짐니다
그러나 리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源泉을만들고 마는것은 스스로 사랑을깨치는것인줄 아는까닭에

것잡을수업는 슬븜의 힘을 옴겨서 새希望 의 정수박이에 드러부엇슴니다
우리는 맛날때에 떠날것을염녀하는 것과가티 떠날때에 다시맛날것을 믿슴니다
아아 님은갓지마는 나는 님을보내지 아니하얏슴니다
제곡조를못이기는 사랑의노래는 님의沈默을 휩싸고돔니다
  
------------------------------------------------------------------------------------

마음을 추스르고 도서관에 왔건만... 지금에야 한 나라의 대통령이 '자살당했다'는 사실이 현실처럼 느껴지나 봅니다.

때마다 터지려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네요. 휴지를 꺼내놓고 조용히 눈물을 닦으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故노무현 대통령의 영전에 "님의 침묵"을 받치더군요. 블로그 등에서 다시 님의 침묵을 읽으면서 국어 교과서의 지문으로서가 아니라, 당시 한용운님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도 아니었던, 국민학교로 불리던 시절, 그 국민학교 1,2학년 때였나봅니다. 그 당시에는 모든 관공서마다 전두환의 초상화가 걸려있었죠.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마음에 그 새끼가 아주 뛰어난 대통령인 줄 알았습니다.

"우리나라 좋은나라."란 노래가사를 털끝만큼도 의심하지 않았었고 내가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것이 아주 자랑스러웠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한국이라는 나라가 노래가사 같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다행인지 주말마다 최루탄 냄새를 맡으면서 (집에 있어도 알싸한 최루탄 내음이 코를 자극하더군요) 잘은 몰랐지만 좋은나라를 향해 나아간다는 사실을 냄새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는 중에 노태우가 정권을 잡았고, 그 다음엔 어떻게 해서 대통령이 됐는지는 몰랐지만 김영삼이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김대중과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배출하면서 조금은 내가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자랑스러워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노가다에 잔뼈가 굵다는 어떤 인간이 지가 이 나라의 CEO라 자칭한 이후로 이렇게 이 나라가 싫은 적이 없었습니다.

가능하다면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하루에도 열두번씩 들었습니다.

지금 이 나라가 식민지 시대의 무단통치기처럼 느껴졌습니다.

( 완전히 거짓은 아닐 것입니다. 일제의 녹을 받아먹던 자들의 자손들이 지금 우리의 상관과 CEO임네 하고 있으니까요. )

공무원 준비를 하면서도 내가 나라의 공무원이 되려는 것인지 그네들의 개이 되려는 것인지 고민도 해보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서거 소식을 들었습니다. 단지 멍~해지면서 이 나라가 저주스럽더군요. 이 나라의 국민임이 다시 없는 부끄러움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글을 읽고 있다가 한용운님의 님의 침묵을 다시 보게되었습니다.

것잡을수업는 슬븜의 힘을 옴겨서 새希望 의 정수박이에 드러부엇슴니다

이 구절이 의미하는 것이 무슨 말인지 얼핏 이해가 갔습니다. 거의 100년전에 쓰여진 글이 바로 어제 쓰여진 글인양 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절망 끝에서 느껴지는 '희망과 의지' 비슷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부끄럽게도 '그 무언가'를 하기에는 저는 제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서 당장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로 오늘만은 잊지 않겠습니다.  제가 오늘을 잊을까 두렵고, 저보다 많은 사람들이 또한 오늘을 잊어버릴까 무섭습니다.

그러니 부탁드립니다. 지금은 미력하나 오늘만은 잊지 마십시오.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두우나 여명은 아직도 요원한 듯 싶습니다. 그러니, 오늘의 일만은 마음속에 담아두시고 꺼뜨리지 마십시오.

꺼뜨리기엔 너무나 소중한 불씨입니다.

..... 한동안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웠더랬습니다. 사놓고 보니 후회가 되더군요. 그 분이 좋아하신다는 Cloud 9으로 할 걸, 하고 말입니다. 이번주는 그 분의 애도 기간입니다. 다음번에 Cloud 9을 사서 무엄하게도 그 분과 맞담배질을 해야겠네요... ^^

제가 하나 필 때, 옆에 하나 피워 놓아드려야겠습니다.

 그리고 내일 국기를 사서 조기를 계양해야겠습니다. 그 분이 가시는 마지막 날까지 말입니다.
이것이 이 나라와 그 분을 위해 아무것도 해 드리지 못했던 못난 놈의 사죄라 생각하겠습니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p.s : 종종 가는 공무원 사이트에 올렸봤던 글이다. 가시는 그분에게 평안한 안식이 함께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