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지방은 보이고 싶은데, 특정회사는 거론하긴 싫고...
내가 음식물의 칼로리에 엄청 신경을 쓰던 시기가 있었다. 워킹홀리데이로 일본에 가서 알바를 구하지 못해 쩔쩔매던 시절이 바로 그때였다.
아침에는 밥에다 후리카케나 간장 또는 땅콩버터 등을 비벼서 먹고 기숙사를 나와서, 점심 겸 저녁으로 100엔 샵에서 산 과자 하나로 허기를 떼우는 엄청 찌질한 짓을 태연하게(?) 감행하던 시절이었다.
100엔 하나에도 벌벌 떨며 모든 과자의 칼로리를 비교해서 가장 칼로리가 높은 한 개를 다음날 식량으로 사가던 시간이 당분간 지속되었었다.
그런 나의 찌질함은 우유를 살 때도 그대로 드러났었다.
나는 일본에 가서 처음으로 저지방 우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놈은 그냥 우유보다 10엔이 저렴한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딜레마에 빠졌었다. 10엔을 더 주고 유지방을 보충할 것인가 말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꽤 심각하게 다가왔었다. (얘기하지 않았나. 찌질했었다고... ㅋㅋ)
저지방 우유는 물을 탄 것처럼 싱거웠고 당시에는 다이어트 따위가 문제가 아니라 생존이 문제였기 때문에(1달 반 동안 7kg인가 빠졌었다.) 결국 지방축적을 위해 내 피눈물(ㅜㅜ)같았던 10엔을 더 주고 일반우유를 사 먹곤 했던 쓰라린(?) 추억이 있었다.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일반우유에서 유지방을 빼내고 남은 부산물이 저지방 우유란 사실을 누군가에게 들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고, 그런 사실들을 알고 있었기에 내게 저지방은 맛이 없는 우유였고, 당연히 싼 우유였다.
한국에 돌아온지 어느정도 지나서 우리나라에도 저지방 우유라는 것이 나오게 되었다.
그런데 뜨악(!)하는 것은 저지방 우유가 무슨 영문인지 더욱 비싼 것이었다.
그 이유에 대한 우유업체들의 입장 따위는 다 집어치우자.
나는 그들의 말이 헛소리란 사실을 피눈물(ㅜㅜ)을 쏟으며 느낀 적이 있었으니까... ㅋㅋ
다이어트에 탁월하다며 단물 빠진 씹던 껌을 더 비싸게 파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는 그들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
그런 이유에서 우리나라에서 저지방 우유를 사먹는 행위는 씹던 껌을 더욱 비싼 돈 주고 사먹는 행위처럼 느껴진다. 거저주면 먹되, 내돈 주고는 사 먹지 않을 음식이니까.
나는 한번도 우리나라에서 저지방을 사먹은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어쨌든 나는 마트에 가서 저지방 우유를 볼 때마다 나는 누군가가 불렀던 짤막한 노래 한 구절이 생각난다.
껌이라면 역시 씹던 껌~~~